삼족오미로공원
이삭줍는 여인들, 만종을 만나 보세요.
‘해뚫음무늬 금동장식(日光透彫金銅裝飾)’을 그대로 본떠 조성했습니다.
크레타의 왕 미노스가 다이달로스에게 명하여 지었다는 이 건물은 아주 복잡하게 설계돼 있어, 한번 들어가면 출구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미노스 왕이 파시파에 왕비가 낳은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감금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지요.
여기서 빠져나온 유일한 사람은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뿐입니다.
출입문에 실을 묶은 뒤 실타래를 풀면서 안으로 들어가 미노타우로스를 처단하고 다시 실을 당기며 나와 무사히 미궁을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10년의 긴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청산수목원의 〈삼족오 미로공원〉을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어쩌면 테세우스의 긴 실타래가 필요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삼족오 미로공원〉은 고구려 시대 고분군 가운데 평양시 역포 구역의 진파리 7호 고분에서 출토된 ‘해뚫음무늬 금동장식(日光透彫金銅裝飾)’을 그대로 본떠 조성했습니다.
무덤 주인의 베개 마구리 장식품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해뚫음무늬 금동장식’은 봉황과 용, 그리고 태양 속에 산다는 세발까마귀[삼족오(三足烏)] 등의 동물문양과 불꽃무늬 등이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들 문양은 매우 유려하면서도 고구려인의 기상이 넘쳐흐르는 듯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청산수목원의 〈삼족오 미로공원〉은 바로 이 금동장식의 유려함을 고스란히 재현해 조성했습니다.
향나무와 화살나무로 둘레를 두르고 안쪽으로는 가이스카향나무, 홍가시나무, 황금측백나무 등을 심어 라비린토스에 버금가는 미로(迷路)를 조성했습니다.
2007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했으니, 현재 모습을 갖추기까지 꼬박 10년이 넘게 걸린 셈입니다.
고구려인의 기상을 엿볼 수 있는 광개토대왕비와 현무도(玄武圖)를 비롯한 고구려 고분벽화도 미로 곳곳에 숨어 있어 각별한 재미를 선사한답니다.